레마 매킨토시
2023. 11. 23.

 

“그 이야기는, 역시···. 다음번에 해줄게.”

 

 

Once upon a time

𝐑𝐡𝐞𝐦𝐚 𝐇𝐞𝐝𝐰𝐢𝐠 𝐑𝐮𝐦 𝐓𝐮𝐦
𝐓𝐮𝐠𝐠𝐞𝐫 𝐅𝐫𝐚𝐧𝐤 𝐊𝐞𝐥𝐬𝐨 𝐌𝐜𝐈𝐧𝐭𝐨𝐬𝐡

7th|후플푸프|1988.04.19.|182cm

가문비나무|유니콘의 꼬리털|14inch|나긋나긋함

 

우울한 방랑가  상실의 유랑  기폭제

 


삼라만상을 바라보며 더는 자유가 아닌 고립을 부르짖는 영혼. 레마 매킨토시. 레마는 더 이상 자신이 애정했던 것들에 대해 소개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노래를 원하면 부르고,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면 웃어주고 완전한 타의적 생활에 몸을 맡기게 된 유랑자.

 

 

레마 매킨토시, 그는 누구였을까.

제우스가 태초의 인간을 번개로 가른 후 고통과······ 잠깐. 역시 다른 이야기가 좋겠어.

 

여전히 자신을 많은 정체성으로 이야기하지만, 대답 안에 알맹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 강과 같은 습관적인 말들. 허풍은 곧 레마, 자신을 뜻했지만, 지금은 어째서인지 우리가 알던 레마와 점점 멀어져만 간다.

지난여름, 지병을 앓던 엄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지냈다. 장례식이 진행되던 도중 도망쳤던 이후로 마음이 심란했는지 한동안 연락 두절 상태였다. 걱정에 무색하게 돌아온 모습은 한결같았지만, 간혹 넋을 놓는다든가 쉽사리 우울해지고 화를 낸다는 점이 눈에 띄게 보인다. 자신의 변화에 기민한 덕에 아무도 모르게 자책감의 늪에 스며드는 중.

 

 

선택의 길이 난무했던 그 일이 있던 이후로···.

난 그저 노래하길 좋아하는 음유시인이지, 지혜를 말하는 현인이 아니야.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래···. 내겐 그닥 달갑지 못한 경험이지.

문 앞에서 아무런 선택을 하지 못한 겁쟁이에게 로웨나는 지혜를 나눠주지 않았다. 덕분에 O.W.L도 끊임없이 재시험, 같은 학년에 있는 아이들과 현저히 떨어지는 퀴디치 실력 때문에 언제부턴가 벽을 느낀 레마는 하나씩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레마는 우울해하거나 낙담하진 않았다. 인생엔 굴곡이 있어야 아름답다나 뭐라나.

그날의 일은 이전처럼 책으로 엮지 않았다. 대신 지나쳐 온 아이들은 내심 잊지 못했는지 ‘아이들’과 ‘그들이 두고 온 물건’에 대해 노래를 짓곤 했다.

 

 

 스코틀랜드, 호그와트의 천둥벌거숭이 집시
내가 눈에 띄는 차림으로 있는 건. 날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야.

 

긴 곱슬머리 사이로 땋은 드레드록스가 눈에 띈다. 커다란 키와 골격이 잡힌 얼굴. 이젠 앳된 티가 확연히 사라졌다. 늘 그렇듯 후줄근한 교복과 장치마. 늘 신던 카우보이 신발은 잃어버렸는지 낮은 샌들을 신고 있다. 그 샌들마저 신기 귀찮아 종종 맨발로 다닌다. 손목엔 검푸른색 애플 아이가 달린 줄루 팔찌와 두 번 감아 다른 팔찌에 함께 걸어둔 압화 목걸이. 겨울이 되면 백색의 짧은 숄을 다른 숄과 함께 겹쳐 두르고 다닌다.

 


ⓒ 2023. 《The Link of Quaoar》 All rights reserved.

 

 

'7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엘 데 클레멘스  (0) 2023.11.23
나타 나라쿠바라  (0) 2023.11.23
모니카 럭스  (0) 2023.11.23
리버-로렌스 포  (0) 2023.11.23
란타나 맬러핸  (0) 2023.11.23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