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로렌스 포
“모르는 사람 같아?”
조각될 수는 없어, 기억할 뿐.
𝐑𝐢𝐯𝐞𝐫-𝐋𝐚𝐰𝐫𝐞𝐧𝐜𝐞 𝐏𝐨𝐞
7th|래번클로|1987.12.25.|179cm
산사나무|천둥새의 꼬리깃|13inch|놀라울 만큼 휙 소리가 남
✦ 참을 수 없는 ✦ 혼동의 ✦ 가벼움
종잡을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올곧은 게 있다면, 그의 이름과 변화 그 자체일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정되었던 ‘리버-로렌스 포’의 일면, 그러니까 어떤 모습이든 똑같았던 키와 언뜻 비슷해 보이는 분위기 등의 근거들을 잃게 되었다. 이제는 키도, 덩치도, 각양각색의 새로운 누군가가 거울 속에서 기다린다.
마음껏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니 다행인가? 다만 어느 것도 마음에 들진 않는다.
4학년이 끝난 직후 하나뿐인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홀로 섰다.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삼촌이자 고모였던 사람은 다정했으나 적당히 무관심했다. 이후 3년간 우여곡절을 겪을 때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되물었으나 아직은 모르겠다.
파니르의 포켓 스니코스코프, 세드릭의 다이어리, 모모의 푸른 비취가 달린 썬캐쳐. 모두 한꺼번에 들고 다니며, 물건과 기숙사만이 인물의 흔적이자 지표가 된다. 푸른 자버놀은 이따금씩 저 멀리 날아갔다가 마지못해 돌아온다.
청동 독수리상이 이렇게 물었다: 천둥새를 조각할 수 있는가?
하나이자 두 개의 이름이 대답했다: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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