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타나 맬러핸
2023. 11. 23.

 

“어딜 한눈을 파셔?”

 

 

ACT3. 반역의 판토마임

𝐋𝐚𝐧𝐭𝐚𝐧𝐚 𝐋𝐞𝐞 𝐌𝐚𝐥𝐥𝐚𝐡𝐚𝐧

7th|그리핀도르|1988.02.02.|152cm

서어나무|유니콘의 꼬리털|12inch|휘지 않음

 

진솔  자기긍정  동전의 양면

 


외관

척 보기에도 눈길을 끈다! 더 이상 나쁜 의미만은 아니다. 붉다가도 빛에 닿으면 금빛으로도 보이는 애매한 색 머리칼을 양쪽으로 살짝 올려 묶었다. 뾰족한 속눈썹이며 반절씩 희고 붉은 눈동자까지가 나름 자랑이다. 교복의 매무새는 다소 편하게 흐트러진 편. 새빨간 구두를 고집하는 건 여전하고, 옷깃마다 야생화 향이 희미하다. 걷는 본새가 얼추 반듯하면서도 경쾌하고 힘 있다. 머리의 붉은 리본은 꽃 모양으로 매듭지었고, 또······.

 

장담할 수 있는 점. 더 이상의 과장도 위조도 없다. 이게 가진 카드의 전부다. 있는 그대로 당신 앞에 나. 

 

 

출생과 가족

코츠월드 시런세스터. 초록 구릉 위 확장을 거듭해 얼기설기 커다란 목조주택. 7남매와 부모, 몸 성찮은 조부모, 더부살이 친척까지 복작복작. 장남 장녀는 이미 가정 꾸려 독립했다. (비록 그게 그냥 옆집이지만) 

4학년 방학부터는 자신의 배경을 조금도 숨기지 않게 되었다. 편찮던 할머니께서는 6학년이 시작되기 전 조용히 돌아가셨다. 손녀딸의 고사리손 간병을 몇 년이나 받으면서 의식이 흐린 중에도 그렇게 예뻐했더란다. 병자 성사가 거행되는 도중에도 시선은 란타나에게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평안한 얼굴이었다.

 

 

All the world’s a stage

소공녀 행세부터 모범생 행세까지······. 그 기행 안에 도사린 진의는 연기를 동경하는 까닭이었다. 이제는 란타나 리 맬러핸이라는 배역 하나뿐이 없다. 여기서 확실한 지표 하나를 건질 수 있는데, 그의 모든 현상은 고의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충동이 등을 밀어주었다 한들 그 심지는 자의다.

 

꿈과 일상을 분리하면 보다 간명한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토록 열망하는 능력이 강한데 어찌 초록 망토를 받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야. 역한 날달걀을 한 줄씩 까먹고 하루 종일 대사 연습을 한다. 가만히 식사하던 상대를 즉흥 연기의 상대역으로 세우는 것도 예사다. 타고나길 발성이 좋고 몸을 쓸 줄 알며, 그럭저럭 예쁘장한 얼굴 덕도 보아 최소한 우습기만 한 꼴은 아닌데······.

 

그러나 빛나는 재능 같은 게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누군가를 강렬히 매료시킬 만한 힘은 적어도 란타나의 연기에 있지 않다. 흙 속에 있었으나 반드시 알아보아질 원석 따위가 아니다. 그 또한 불안하게 투신하는 수많은 물방울 중 하나일 뿐. 스스로 안다. 다만 그게 멈출 이유는 아니지?

 

 

 The Unchosen One
우리네 세대 내에서 사실상 공공연히 알려진 입장. 다정의 샘을 영영 잃어버렸을 적에는 적잖은 후회가 있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오기로 가득 찼다. 어떤 특별함도 등 밀어주지 않는 세상을 홀로 살겠다. 미지의 신비가 다시 나를 선택한대도 당신들 나라를 거역하겠다. 낯설어 두려운 손길과 깜깜한 망설임 속으로 기꺼이 발 들이겠다.

 

판단은 자유라지만, 고작 얄팍한 남다름을 좇는 보상 심리는 아닌 듯싶다. 마땅히 선택한 이들의 능력과 자격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언급하는 마음도 가볍다. 초콜릿? 커스터드? 모르겠다. 네가 골라 봐!

 

 

기타

빨래, 바느질, 요리, 가계부 관리. 가축 돌보기에 사람 간병, 아이 돌보기까지······. 이제는 아주 어느 경지에 올랐다. 웬만한 주부 저리가라다. 차디차고 야무지고 투박한 손, 굳은살이 단단한 발. 그런 것들을 더는 숨기지도 않는다. 몸집은 작지만 힘도 좋고 잘 먹고 몸도 날래다.

여전히 이야기를 좋아한다. 소설이나 동화나 극이나. 작법이나 해설에 썩 조예가 깊지는 않으나 어지간히 다독한다. 근래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위키드》. 얄팍한 주머니로 암표까지 사재꼈다. 

퀴디치 추격꾼. 졸업까지도 꾸준하다. 나는 것도 참 좋다. 땅에 붙박여 있던 시절의 목마름이 아직은 덜 가셨다.

그리핀도르 반장. 네? 제가 이 친구들을 책임? 진다구요? 모범생 행세가 먹혔던 건지 뭔지는 여전히 미궁이라지만⋯⋯. 그럭저럭 평균적으로 멀쩡히 수행했다. 철 다 들었다.

반짝이는 것, 빨간색, 하얀색······. 좋아한다. 많이. 또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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