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 스탠리
2023. 10. 23.

 

“한 번만 더 이야기해줄 순 없으려나~”

 

ⓒ_黑色汉堡肉

 

발톱 빠진 매

𝐄𝐛𝐞𝐧 𝐒𝐭𝐚𝐧𝐥𝐞𝐲

4팀|덤스트랭 출신|45|1954.05.04.|178cm

백향목|용의 심근|13inch|단단함

 

어리바리  유약함  얼렁뚱땅

 


둥근 안경에 내려간 눈꼬리가 서글서글한 인상. 날개뼈까지 내려오는 연회색 더벅머리를 아래로 대충 묶었다. 소매 끝에 올이 수시로 풀리는 검은 폴라티, 물 빠진 청바지, 부분부분 반질거리는 회색(본래는 흰색이었을) 코트, 낡은 갈색 구두, 턱 주변에 듬성듬성 난 수염이 썩 깔끔해 보이지는 않는다. 자세는 또 살짝 굽어있으며 깡마른 팔다리는 툭 치면 쓰러질 것처럼 유약해 보인다.

생긴 것만큼이나 무르고, 또 덜렁거리는 편. 곧잘 부딪히거나 넘어져 얼굴이나 손에 듬성듬성 붙어있는 밴드는 주기적으로 그 위치가 바뀐다.

습관적으로 기록하는 사건 일지는 마법 깃펜이 아닌 수동 펜으로 손수 쓴다. 깜빡하는 것이 많아서 이렇게라도 기억해두려고 한다고.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내가 어떻게 까다로운 시험들을 거치고서 오러가 되었을까. 당장 보기에는 이런 꼴이지만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그 출신에 걸맞은 완고하고 우직한 청년이었다. 마법 실력도 어디 꿀리지 않으며, 제 몫의 일이라면 빠릿빠릿하게 처리하고 남는 일까지 사서 도맡곤 했다. 그렇게 잠도 아껴가며 퇴근도 고사하는, 훌륭하다면 썩 훌륭한 본부의 인재였으나··· 이제는 과거의 영광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다. 

 

햇수가 두 자릿수를 지나면서 차츰 저도 모르게 번아웃이 오기 시작하더니 말년이 남들보다 일찍 도래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까맣던 머리카락은 눈썹을 제외하고 죄다 새어버렸고 그 깐깐했던 성질머리도 함께 물이 빠져버렸다. 적지 않은 시간을 몸담은 만큼 오러로서의 일머리는 남아있지만, 자신의 물러진 정신력이나, 뒤따라 힘을 잃어가는 마법들을 커버하기에는 슬슬 어렵다고 본인도 느끼고 있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에벤에게 그것은 범죄자를 대하는 태도였다. 오러가 되고자 결심했던 날부터 지금까지 유구하게 죄인에게는 쌀쌀맞았지만, 웨이워트에게는 유독 냉담한 면이 있다.

 


가족으로는 조카 남매가 있다. 친구의 자식으로 제 혈연은 아니지만 그들도 서슴없이 자신을 삼촌으로 대하고 자랐다. 에벤의 친구이자 그들의 어머니인 그녀는 웨이워트에게 살해된 창립자의 방계 후손. 그녀가 죽고 난 뒤, 생존한 그녀의 두 자식을 보호차원에서 (물 빠진 오러도 오러는 오러니까) 거두었다. 남매의 안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다른 오러가 방문하고, 에벤도 보고서를 써서 올리고 있다. 때문에 오러 본부에서 알 사람은 알 만한 사정. 본래는 일찍 은퇴하려고 했으나 웨이워트 사건을 마무리 짓고 은퇴하겠다고 아득바득 버티는 중이다. 남매는 반대로 에벤이 혼자 지내는 것이 영 미덥지 않아 함께 지낸다고 주장한다.


좋고 싫고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남는 시간에는 뭐든 해보려고 하는 편인데 대체로 조용한 취미를 선호한다. 책을 읽는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클래식을 듣는다거나··· 열중하는 것은 아닌지 그 끝은 늘 졸다가 잠이 든다.

하게체 사용.

 


✦ 아담 메이넌
오래전 같은 임무를 맡는 것으로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으나 교류가 적어 소원했던 사이. 간간히 마주치거나 일로 얽히는 경우는 있었으나 다소 데면한 편이었다. 팀장인 그가 팀원으로 자신을 지목했다는 이야기에는 제 과거의 이력을 믿고서가 아닐까하는 걱정이 있다. (지금의 본인은 누굴 만족시킬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한 팀이 되면서 이전보다 아담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한때는 흘려듣던 그의 개인적인 사정이나 그의 리더쉽, 외에 부하직원들을 신경쓰는 배려에 한없이 신뢰도가 오르고 있다. 그런 이유로 계기가 된다면 본인의 이야기도 아담의 앞에선 어렵지 않게 꺼낸다.

 

✦ 블랑카 브룩
번아웃이 오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 서로 업무상 부딪히기 쉬운 성격 때문에 꾸준히 이견이 생길 때마다 언쟁을 해왔다. 둘다 내심 이런 잦은 갈등 속에서도 내적으로 친밀감을 느끼고 인정하며 친분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에벤이 바뀐 뒤로부터 유지해오던 관계가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이 일로 블랑카는 에벤에게 마음쓰는 것과 동시에 더 매섭게 굴게 되었다. 자신이 블랑카가 같은 동료로 인정하기 어려울 인간상이 되었으니 쓴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씁쓸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블랑카가 피해자에게 감정적으로 굴까 자신의 가족에 관련된 업무를 기피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그 마음씨에 이전만큼 어려워하진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느끼는 거리감이 신경이 쓰인다.

 

✦ 아들라이 힉스
에벤이 번아웃이 오기 전부터 함께 오러국에서 일해왔다. 때문에 함께 임무를 수행하면서 힉스의 남들과 다른 특이점들을 캐치할 수 있었고, 일찍이 힉스가 이중인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번아웃 이후로는 성격이 유해짐에 따라 딱딱하던 관계가 다소 물러지고, 힉스가 업무차로 조카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자주 자택에 드나들게 되면서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다. 이후 같은 팀에 배정받으면서 제법 의지하고 있음.

 

✦ 아르센 유스터스
둘 다 웨이워트의 연쇄살인사건으로 친구를 잃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사건 조사를 받았던 당시 마주친 것을 연으로 각자 웨이워트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한 정보들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아르센은 같은 입장이면서 수사에 참여하는 에벤을 보고 오러로 이직하는 계기를 얻었고, 에벤은 침착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아르센의 모습에 감정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아르센이 에벤의 사정을 아는 만큼 자택에 조카들을 보러 방문하러 오기도 하며, 그냥 보아선 접점조차 없을 것 같던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에 종종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한다.

 

✦ 프리들렌 아델하이트
입사 초기부터 가까운 동료사이. 가깝다고 한들 에벤이 변하기 전까지만 해도 프리들렌의 헐렁한 성격에 일방적으로 잔소리를 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후 성격의 온도가 비슷해지면서 이렇게 죽이 잘 맞을 수 없는데, 대신 허물없이 대하는 만큼 프리들렌이 제 앞에서 담배를 피거나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에 한에서는 가차없이 교정해주고 있다. 잔소리하던 시절과 뭐가 다르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어느정도 그 상황에서 프리들렌이 보이는 반응을 즐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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